《휠체어 타고 다이빙》 이영미 작가가 전하는 희망의 이야기

“누구나 넘어질 수 있지만, 다시 일어날 수 있어요”
《휠체어 타고 다이빙》 이영미 작가가 전하는 희망의 이야기


아이돌을 꿈꾸다가 사고로 다리를 잃은 소년이 휠체어를 타고 바다로 뛰어듭니다. 물속에서 휠체어는 더 이상 움직임을 제한하는 도구가 아니라, 세상을 자유롭게 누비게 하는 날개가 됩니다.


푸르메재단과 샘터가 함께 기획한 장애인식개선 동화 《휠체어 타고 다이빙》은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예상치 못한 사고를 마주한 한 아이가 자신의 속도로 다시 삶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책 출간을 기념해 이영미 작가를 만났습니다. 작품의 탄생 계기부터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까지,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휠체어 타고 다이빙>을 쓴 이영미 작가이영미 작가


“장애도, 실패도 삶을 멈추게 하지 않아요”


“유튜브에서 수 오스틴(Sue Austin)이라는 여성이 휠체어를 타고 바닷속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을 봤어요. 두 팔을 날개처럼 펼치고 유영하는 장면을 본 순간 머릿속에 태리(《휠체어 타고 다이빙》의 주인공 이름)의 이미지가 또렷하게 떠올랐습니다. 이 이야기를 꼭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영미 작가는 3년 전 우연히 본 휠체어 다이빙 영상을 계기로 《휠체어 타고 다이빙》을 구상했습니다. 주인공 태리의 이미지가 또렷했기에 이야기는 놀라울 만큼 빠르게 완성됐지요. 2주 만에 초고를 썼지만, 독자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갈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2년 넘게 원고를 다듬었습니다.


이영미 작가는 수 오스틴(Sue Austin)의 휠체어 다이빙 영상을 보고 《휠체어 타고 다이빙》을 구상했다. (출처: youtube.com/@TED)이영미 작가는 수 오스틴(Sue Austin)의 영상을 보고 《휠체어 타고 다이빙》을 구상했다. (출처: youtube.com/@TED)


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쓰게 된 배경도 들려주었습니다.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태중 아이가 심장기형 진단을 받았던 경험, 그리고 인도네시아 한인회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한인뉴스 편집장으로 일하며 자폐성 장애 학생들과 만나온 시간이 장애를 더욱 가까이에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이웃과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장애는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 가까이에 있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는 관련 자료와 영상, 사례를 찾아보며 공부를 거듭했습니다. 표현 하나도 쉽게 쓸 수 없었습니다. 특히 가장 오래 고민했던 장면은 사고 후 수영을 그만두었던 태리가 휠체어 다이빙을 위해 수영복을 입고 처음 사람들 앞에 나오는 순간이었습니다. “태리가 숨겨왔던 자신의 다리를 다시 드러내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는지, 그 이야기를 잘 전달하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짧게 지나갈 장면이었는데, 오래 고민하면서 여러 번 고쳐 썼지요. 힘들었던 만큼 가장 애정을 가진 장면이기도 해요.”


태리가 물속에서 어떤 감각을 느낄지 제대로 표현하고 싶어 직접 수영장에 들어가 몸을 움직여 보기도 했습니다. ‘내가 태리라면 어떤 기분일까’를 상상하며 한 장면 한 장면을 완성했습니다.


이영미 작가는 사고 후 수영을 그만두었던 태리가 수영복을 입고 처음 사람들 앞에 나오는 장면(p.54~59)을 가장 애정을 가진 장면으로 꼽았다.이영미 작가는 사고 후 수영을 그만두었던 태리가 수영복을 입고 처음 사람들 앞에 나오는 장면(p.54~59)을 가장 애정을 가진 장면으로 꼽았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었을까요? “사고나 장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에요. 장애가 있다고 해서 ‘비정상’인 것도 아니고, 삶이 그대로 멈추는 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를 가장 하고 싶었습니다.”


이어 장애뿐 아니라 실패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습니다.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잖아요. 누구나 넘어질 수 있지만, 잘 넘어지고 다시 잘 일어나면 된다고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야기를 계속 쓰고 싶습니다”


이영미 작가는 원래 동화작가가 아니었습니다. 해외에 살았을 뿐, 집에서 자녀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였지요. 조금 다른 점이라면, 집안을 작은 도서관처럼 만들어 동네 아이들을 전부 모이게 했다는 점입니다. 딸과 동네 아이들에게 매일 수십 권의 책을 읽어줬지요. 나중에 읽어줄 책이 없을 정도가 되자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기 시작했고, 그중 하나가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자연스럽게 동화작가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작품들을 계속 집필 중입니다. 2년 동안 쓴 여덟 편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 다듬고 또 다듬고 있습니다. 역사, 판타지, SF, 청소년 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아이들과 우리 사회에 희망을 전하는 작품들을 출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다시 《휠체어 타고 다이빙》을 떠올렸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바닷속을 자유롭게 누비던 태리는 생각합니다.


‘나는 고여 있지 않고 흐를 거야.’ 


이는 장애를 가진 한 아이만의 다짐이 아닙니다. 누구나 예상하지 못한 사고를 만나거나 실패를 경험하고, 삶이 멈춘 것처럼 느끼는 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삶이 다시 흐를 수 있다는 믿음, 자신의 속도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푸르메재단이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같습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도, 장애가 없는 아이도 함께 같은 이야기를 읽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편견보다 공감을 배우는 것. 그리고 누구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며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는 것입니다. 누구든 마땅히 누려야 할 자유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이 세상 모든 ‘태리’의 여정을 푸르메가 응원하며, 함께하겠습니다.


글=오선영 부장
사진=푸르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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