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는 모두에게 소중해요"

이주영 기부자, <우리는 다시 먼바다로 나갈 수 있을까> 도서 인세 기부


 



‘이 책의 인세는 푸르메재단이 발달장애 청년들의 자립을 위해 건립한 일터 ’푸르메소셜팜‘에 전액 기부됩니다.’


이주영 소아응급과 전문의가 지난해 출간한 책 <우리는 다시 먼바다로 나갈 수 있을까>의 인세를 푸르메재단 장애청년들을 위해 기부했습니다. 그들이 비장애인과 같이 누리며 살기를 바란다는 당부와 함께였지요.


‘아이들을 진료하는 것은 병을 다루는 일인 동시에 삶을 만지는 일이다’ - p.33


이주영 기부자(오른쪽)와 유윤희 오늘산책 출판사 대표이주영 기부자(오른쪽)와 유윤희 오늘산책 출판사 대표


이주영 전문의는 대형 출판사들의 출간 제의를 수차례 거절했습니다. “육아서로 출간하자는 요청이 대부분이었는데, 유윤희 오늘산책 출판사 대표는 책으로만 전달할 수 있는 얘기를 같이 만들어보자고 하셨어요. 마음이 움직였지요.”


전 직장인 순천향대병원에서 서울의 집까지 KTX를 타고 단 30분. 이주영 전문의는 그 길지 않은 퇴근길에 꾸준히 당직일기를 써서 SNS에 올렸습니다. 때로는 아픔을, 때로는 분노를, 행복이나 깨달음, 좌절 등의 감정을 진솔하게 담은 글이 동료 의사들에게 공감을 얻고, 대중들에게 전해졌습니다. 


‘출렁이는 배 위에서 함께 일상을 살아가는 일’ - p242


첫째 아이가 어렸을 때 발달이 느려서 재활치료를 다녔어요. 운 좋게 저희 아이는 정상 발달을 하고 일반 학교에 다니게 됐지만, 당시 치료를 같이 받았던 아이들 대다수는 특수학교에 진학했어요. 저보다 더 노력하고 더 많은 걸 포기했던 그 부모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책무감을 느낍니다.”


출처: 이주영 기부자 SNS출처: 이주영 기부자 SNS


발달장애 청년들의 일터인 푸르메소셜팜 운영에 기부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발달장애 아이들에게는 그나마 관심을 갖는 이들이 있지만 청소년 이후의 삶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없어요. 그 아이들이 성장한 이후에도 우리와 같이 일하고 일상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이었어요. 그들의 하루하루 역시 정말 소중하니까요.”


이주영 기부자에게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잊을 수 없는 자폐성 장애자녀를 둔 엄마가 있습니다. “참 예쁘고 천사 같은 분이셨어요. 아이는 엘리베이터만 타면 소리를 지르고 소란이 나서 늘 계단으로만 다니셨는데 동생이 생겨 유모차를 끌면서 엘리베이터를 타기 시작했어요. 늘 소리를 지르는 아이 대신 한없이 작아진 모습으로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하시는 분이셨지요. 그리고 한참 후 그들을 다시 만났어요. 아이는 여전히 엘리베이터를 타면 소리를 질렀고 그 어머니는 여전히 죄송하다는 말을 하셨어요. 그런데 그때만큼 열심히 사과하시진 않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는데 눈물이 났어요. 10여 년간 꾸준히 죄송하다는 말을 하셨을 거예요. 그중 따뜻한 말을 건넨 사람이 몇 명이나 있었을까요? 관절을 오래 쓰면 닳듯이 상처를 계속 받으면 마음도 닳기 마련이거든요.


이주영 기부자는 다양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서로 육체와 정신을 단단히 끈으로 동여매고 출렁이는 배 위에서 함께 일상을 살아가는 그 가족들이, 이 사회에 다채로운 색을 입히며 모두가 특별하다는 걸 알게 해주는 존재이기를 바랍니다.


‘우리 사회의 너그러움이, 너를 너로 담담히 바라봐주는 배려가 우리가 가진 각자의 특별함에도 반드시 돌아와 서로를 위로하고 따뜻하게 안아줄 것을 믿는다.’ - <우리는 다시 먼바다로 나갈 수 있을까> 중에서 - 


‘조용한 신뢰가 오늘을 내일보다 아름답게 할 것’ - p.244


이주영 기부자에게 나눔은 일을 하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기부금은 마땅히 필요한 사람에게 갈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제가 될 수도 있는 것이고요.” 오늘산책 출판사 역시 2쇄를 찍고 판매수익금 100만 원을 기부하며 이주영 기부자의 뜻에 동참했습니다.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과 푸르메소셜팜처럼 좋은 취지의 병원과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서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청년들이 밝고 행복하게 일상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응급소아과전문의라는 직업을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이주영 기부자.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결코 쉽지 않을 테지만 약하고 어려운 이들을 향한 그의 따뜻한 시선, 간절한 호소가, 그 선한 바람이 왜곡 없이 많은 이에게 가닿기를 바랍니다. 이주영 기부자의 앞날을 푸르메가 늘 응원하겠습니다.


*글= 지화정 과장 (마케팅팀)
*사진= 지화정 과장, 이주영 기부자 SNS


 


발달장애 청년들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함께해 주세요